남자끼리 장난이었어도 강제추행이 될 수 있나요?
남자끼리 장난으로 여겼던 신체 접촉이 강제추행 신고로 이어졌다면 동성 간 접촉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의가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어떤 접촉이 있었는지, 상대방이 어떤 의사를 표시했는지, 행위자가 이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구체적인 사실관계로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당사자의 평소 관계만 강조하거나 억울하다는 입장만 반복하기보다 사건 전후 대화, 현장 영상, 동석자 진술과 이동 기록을 보존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고의성과 동의 여부를 검토하는 기준, 경찰조사 준비와 무고 주장을 신중하게 판단할 자료를 살펴봅니다.
대한민국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법문상의 객체는 '사람'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행위자와 피해자의 성별은 범죄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즉, 남성이 남성을 상대로 한 신체 접촉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면 일반적인 강제추행죄와 동일하게 처벌받게 됩니다. 또한, 상대방이 술에 취해 의식을 잃었거나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경우에는 형법 제299조에 따른 준강제추행죄가 적용되어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만약 사건 당사자들이 군인 신분이라면 상황은 더욱 복잡하고 엄중해집니다. 군형법 제92조의3은 군인 등에 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추행을 한 사람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일반 형법보다 처벌 수위가 훨씬 높고 벌금형 규정이 아예 없습니다. 또한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인 등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분이나 장소,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지므로, 자신이 처한 구체적인 법적 지위와 혐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대응의 첫걸음입니다.
강제추행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개념은 '폭행 또는 협박'의 존부입니다. 과거에는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강력한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만 강제추행이 성립한다고 보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대법원의 판단 기준은 크게 변화하였습니다. 대법원 2023년 9월 21일 선고 2018도13877 판결에 따르면,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면 강제추행죄의 수단으로서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정의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동성 간의 추행 사건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집니다. 남자끼리 장난을 치거나 친근감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주무르거나 허벅지를 만지는 등의 행위가 있었을 때, 상대방이 즉각적으로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았더라도 의사에 반하는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여지가 충분해진 것입니다. 대법원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내용, 행위의 경위와 당시 정황, 당사자 간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으므로, 피의자 입장에서는 당시의 신체 접촉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려는 고의가 없는 일상적인 행동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됩니다.
성범죄 혐의로 고소를 당하게 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식 절차가 바로 경찰조사입니다. 많은 분들이 억울한 마음에 흥분하여 경찰서에 출석해 횡설수설하거나, 감정적으로 혐의를 부인하곤 합니다. 그러나 경찰조사 단계에서 작성되는 피의자신문조서는 향후 검사의 기소 여부와 법원의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증거가 됩니다. 따라서 조사를 받기 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고소장 내용을 확보하여 상대방이 주장하는 범행 일시, 장소, 구체적인 행위가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기억을 복기하고 일관된 진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경찰조사 과정에서는 수사관의 질문에 답변할 때 일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진술이 번복되거나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모순되는 주장을 할 경우,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진술 전체에 대한 신빙성을 의심하게 됩니다. 특히 남자끼리 발생한 사건의 경우, 초기에는 친해서 장난으로 그랬다고 진술했다가 나중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꾸는 등의 실수를 범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진술 번복은 고의성을 자인하는 결과로 이어지거나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것으로 비칠 수 있으므로, 첫 조사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철저히 대비한 후 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남자끼리 추행 혐의를 벗기 위해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야 하는 쟁점은 바로 '고의성'과 '동의 여부'입니다. 성범죄는 내심의 의사를 다루는 범죄이기에, 피의자가 성적인 의도를 가지고 상대방을 추행하려 한 것이 아님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건 전후의 정황을 보여주는 객관적 자료를 신속히 확보해야 합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 주변의 CCTV 영상, 당일 함께 있었던 지인들의 목격자 진술, 사건 직후 상대방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나 통화 녹음 등이 대표적인 증거입니다. 특히 사건 이후에도 상대방이 평소와 다름없이 친근한 태도로 대화를 나누었거나, 사과 요구나 불쾌감 표시가 전혀 없었다면 이는 고의성이나 강제성을 부정하는 강력한 간접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 상대방이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허위 고소를 진행한 상황이라면 무고대응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수사기관에서 무혐의나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고 해서 상대방의 무고죄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이 고소한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여야 하고, 상대방 역시 그것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고소 내용 중 어떤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다른지, 합의금을 목적으로 협박하거나 공갈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임의로 상대방과 접촉하여 합의를 시도하거나 증거를 삭제하는 행위는 오히려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합니다.
만약 사건의 당사자들이 군인, 군무원 등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신분이라면 일반 형법과는 다른 법리가 적용됩니다. 특히 군대 내 동성 간 성행위나 신체 접촉에 대해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6(추행)의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기념비적인 판결이 존재합니다. 대법원 2022년 4월 21일 선고 2019도3047 판결에 따르면, 군형법 제92조의6은 동성인 군인 사이의 항문성교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라 이루어지는 등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군인이라 할지라도 사적 공간에서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로서 보호받아야 함을 명시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자발적 합의'가 전제된 사적 공간에서의 행위에 한정되는 것이며, 만약 일방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적인 추행이 있었거나 군사훈련, 경계근무 중 등 군기를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여전히 군형법상 강제추행죄 등으로 엄중히 처벌받게 됩니다. 따라서 군인 신분에서 관련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의 성격, 자발적 동의 여부, 군기 침해의 구체적 위험성 유무 등을 정밀하게 따져보아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가상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직장 동료인 남성 A씨와 B씨는 퇴근 후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두 사람은 술이 취한 상태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장난을 치며 귀가하였습니다. 다음 날, B씨는 A씨가 술자리와 길거리에서 자신의 허벅지를 만지고 강제로 껴안았다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A씨는 친근감의 표시였을 뿐 성적인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적 평가는 객관적인 증거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만약 술집 내부와 길거리의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B씨 역시 웃으며 A씨의 어깨동무에 호응하였고 신체 접촉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동행한 모습이 확인된다면, A씨의 행위에 강제성이나 고의성이 없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또한 사건 다음 날 B씨가 보낸 메시지에서 어제 즐거웠다는 취지의 일상적인 대화가 확인된다면 준강제추행이나 강제추행의 성립 가능성은 낮아질 것입니다. 반면, B씨가 명백히 거부 의사를 표시하며 몸을 피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었거나, A씨가 강압적인 태도로 신체를 밀착시킨 사실이 입증된다면 A씨는 강제추행죄로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 분석이 사건의 성패를 가르게 됩니다.
네,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8도13877 판결에 따라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가 없으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면 충분합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이나 불쾌감을 느꼈고 객관적으로도 추행으로 볼 수 있는 행위였다면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장난이라는 주장만으로는 혐의를 벗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곧바로 공갈죄나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소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거나, 피해 사실에 대한 주관적 평가의 차이로 인한 고소라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고소인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악의적으로 꾸며내어 고소하였고, 이를 빌미로 과도한 금전을 요구하며 협박한 구체적인 증거(문자 메시지, 녹취록 등)가 있다면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무고나 공갈 혐의로의 대응을 신중히 검토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1년 2월 4일 선고 2018도9781 판결에 따르면, 음주 후 피해자의 상태가 단순히 기억을 하지 못하는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는지, 아니면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는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당시 정상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자발적으로 행동했음에도 다음 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소한 것이라면, 당시의 음주량, 이동 동선, CCTV상 거동 등을 분석하여 상대방이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남자끼리 발생한 추행 사건은 초기 대응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동성 간의 일이라 가볍게 여기거나,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 방치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형사 처벌과 성범죄 전과자라는 낙인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최근 법원의 판례 경향은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폭넓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으므로, 피의자 입장에서는 더욱 정교하고 치밀한 법리적 대응이 요구됩니다.
경찰조사를 받기 전 단계부터 고소장 분석, 객관적 증거 확보, 진술 시뮬레이션 등 철저한 준비를 마쳐야만 억울한 누명을 벗고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혼자서 수사기관의 압박을 견디며 법리적인 주장을 펼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건 초기부터 성범죄 분야에 풍부한 경험과 체계적인 조력 시스템을 갖춘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해 나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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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절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의견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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